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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아, 고맙다. 네가 내 인생을 의미 있게 만들어줬어"

by fan563 2023. 4. 12.

편집자주
 

프랑스의 작가 마르그리트 뒤라스는 "한 인간의 존재 속에서 엄마란 그가 만난 사람들 중에 결단코 가장 이상하고 예측이 불가하며 파악되지 않는 사람"이라고 했다. 이는 '엄마'라는 역할이 그만큼 한 사람을 개인으로 바라보지 못하도록 억압하기 때문일 터다. 
 하재영 작가는 과감하게 그 불가능성을 가능의 영역으로 소환한다. 신간 '나는 결코 어머니가 없었다'에서, 엄마를 인터뷰하며 그 삶을 페미니즘으로 다시 읽는다. 엄마의 삶에서 중요한 '사건'이었지만 스스로 선택할 여지가 전혀 없었던 결혼과 출산, 시집살이를 다룬 책의 대목을 살펴보자.

"엄마의 결혼은 아버지들의 담합으로 성사되었고 출산은 선택의 여지 없이 이루어졌으며 시집살이는 상의 없이 결정되었지만, 그 일은 엄마의 삶에서 표면이지 내면은 아니다. 엄마가 들려주는 내면의 이야기에는 '순응하는 자', '억압받는 자'와 같은 피해자/희생자의 정체성이 없다. 그녀는 누구도 원망하지 않고 아무에게도 원한을 품지 않았다. 엄마는 자신의 표현처럼 '생각하는 자', '질문하는 자'로 살았다. "
 "엄마처럼 살지 않기를 다짐하면서, 엄마처럼 살기를 소망한다"는 하 작가와 그의 어머니인 고선희씨를 지난 3일 서울 중구 한국일보에서 만났다.
 _ 책의 큰 구조는 '엄마의 구술-딸의 해석'이에요. 어떻게 기획하게 됐나요.
 엄마가 경북 구미에 사시는데, 2년 전에 일주일 동안 머물며 하루에 너덧 시간씩 이야기를 하고 그 뒤로도 꾸준히 전화 통화를 했죠. 저는 엄마의 사적 기록을 옮기는 게 아니라, 다음 세대 여성인 제가 새로운 관점으로 엄마의 삶을 해석해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_ 어머님은 딸의 제안에 어떤 생각이 들었나요.